
서른의 우리는 조금은 지쳐있었어요. 회사에서의 승진 압박, 결혼에 대한 부모님의 걱정, 대출금까지... 그래도 그날만큼은 모든 걸 잊고 싶었나 봐요. 한강의 밤바람이 불 때마다 우리의 웃음소리가 물결처럼 퍼져나갔고, 도시의 불빛은 마치 우리만을 위해 반짝이는 것 같았어요.
"우리 여기서 늙어죽자!" 누군가 외쳤던 것 같아요. 모두가 와하하 웃으면서도, 진심으로 그렇게 될 것만 같았죠. 각자의 고민을 이야기하면서도, 결국 우리는 늘 함께일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. 이직을 고민할 때도, 연애가 힘들 때도, 집값에 한숨 쉴 때도... 서로가 있으니까 괜찮을 거라고 믿었어요.
그날 밤 찍은 사진 속에는 우리가 다 있어요. 지금은 캐나다로 이민 간 지연이, 둘째를 임신한 민지, 스타트업 대표가 된 준석이... 그리고 나. 우리는 모두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지만, 그때만큼은 정말 우리가 영원할 것 같았어요.
누군가 틀어놓은 음악이 흘러나왔죠. 학창 시절에 함께 들었던 노래였나? 그 노래를 듣는 순간, 우리 모두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어요. 마치 우리의 우정이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, 이 순간이 끝나지 않을 것처럼.
가끔 그립죠. 바쁜 일상 속에서도 서로를 위해 시간을 내어 만났던 그때가. 회사 일로 지친 서로를 위로하고,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면서도 웃을 수 있었던 그때가. 무엇보다도, 미래가 두려웠지만 서로가 있어 견딜 만했던 그때가.
지금 생각해보면 그날의 마법 같은 순간들은 영원하지 않았어요. 하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걸까요? 영원할 것 같았던 순간이 지나가버렸기에, 오히려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은 걸지도 모르겠어요.
폴라로이드 속 우리는 여전히 서른이에요. 한강의 밤바람을 맞으며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환하게 웃고 있죠. 시간은 흘러갔지만, 그날 밤 우리가 나눈 고민과 웃음, 그리고 서로에 대한 믿음은 여전히 제 마음 한켠에서 반짝이고 있어요.
그래요, 그때 그 순간은 정말 영원할 것 같았어요. 실제로는 영원하지 않았다고 해도, 우리의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그날처럼 빛나고 있답니다.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요. 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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